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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빛이 난다.
일주일 동안의 휴가 중에 이 보물 같은 책을 건질 수 있있던 것은
이 책의 표지가 다른 많은 책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빛을 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책을 쓴 사람과 사진을 찍은 사람, 번역한 사람과 디자인하고 만든 사람, 책을 고르고 보관한 사람이
그 책에 쏟아 부은 애정과 관심이 만들어낸 빛이리라.
여하튼 나는 그 빛을 따라 이 책을 만났다.
"옛날에 어떤 부자에게 예쁜 외동딸과 누런 개가 있었지. 어느 날 그 딸이 병이 났는데 누구도 고치지 못했어. 부자가 지혜로운 노인을 찾아가 해답을 묻자, 노인은 누런 개를 없애야 한다고 했지. 하지만 그 개가 오랫동안 가족을 잘 지켜주었기 때문에 차마 죽일 수는 없어서 개를 동굴에 숨겨놓고 먹을 것을 갖다 주었어. 그러자 정말로 딸이 도로 건강해졌단다. 사실 딸이 가난한 목판조각가를 사랑했는데, 개가 하도 잘 지켜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날 수 없었던 거지. 그런데 개가 더는 방해하지 않았으니까 딸의 건강이 좋아진 거란다.어느 날 부자가 개에게 먹이를 주려고 동굴에 가보니 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단다. 나중에 딸은 조각가랑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았지. 아마 그 누런 개가 다시 태어난 걸 거야."
짧지만 삶과 사랑, 인과에 대한 지혜를 담은 이 이야기는 몽골의 한 동굴에 얽힌 전설이다.
영하 40도의 혹독한 겨울밤 초원 위 작은 게르 속에서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이 책의 저자들이 만든 영화 "황구의 동굴 - Die Hoelle des Gelben Hudes"의 모티브가 되었다.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고 하는데 영화제에 가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
책 속에서는 영화 "황구의 동굴"의 시놉시스가 저자들이 초원을 유목하며 자란 이야기
그리고 유럽사회와 만나 영화를 찍는 과정의 이야기들과 어우러져 담담하게 흘러간다.
그 속에서 저자들은 유목민의 일상과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손에 잡힐 듯 잘 보여준다.
한 문명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그 만큼 내 삶의 풍부해진다는 뜻이 아닐까?
책의 원제 - 황구의 동굴(몽골에서의 여행) - 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한국어 제목을 혼자 곱씹어 본다.
나는 오늘 어떤 인연을 만들고 있을까? 그리고 내일은 또 어느 초원에서 잠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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