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서관/도서 2011/10/06 12:50

쉽고 생생한 '우리 몸' 안내서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이은희 지음, 해나무, 2010)


우리의 몸이라고 하는 것은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음에 따라 낡고 약해지기 마련이다. 거기에는 자연스러운 노화가 가장 큰 역할을 하기도 하겠지만, 우리 몸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질병이나 사고를 거치면서 망가지기도 한다.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는 바로 질병 생물학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몸을 살펴보는 과학교양도서다.

질병은 왜 생길까? 과학시대 이전에는 악마가 몸에 들어왔다든지 나쁜 기운에 몸에 침입한 것이라고 이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누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현대과학은 질병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본다. 외부의 병원체가 침입해서 생기는 질병과 우리 몸 내부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이 바로 그 두 개다.

이 책에서는 외부 병원체의 침입에 의한 질병을 다시 그 병원체의 종류 - 세균, 바이러스, 변형 단백질, 화학물질, 환경 호르몬 등에 따라 나누고, 우리 몸 내부의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 역시 그 원인에 따라 암, 치매, 비만, 당뇨, 심장질환, 알러지, 그리고 유전질환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몸과 관련된 과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유럽의 페스트 창궐, 그리고 유럽인들이 대서양을 건너 가지고 간 병원균에 의한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의 몰락 등 역사적 사실과 광우병 공포, 신종플루 유행 등 시사적인 사건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두 종류의 질병을 살펴본 후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이러한 질병에 맞서기 위한 인간의 노력 즉 의학의 역사를 소개한다. 인위적으로 면역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백신, 즉 예방접종. 상처 부위의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소독. 페니실린으로 대표되는 항생제의 개발. 바이러스나 진균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와 항진균제. 아스피린으로 대표되는 진통제. 호르몬을 통한 치료. 영양결핍을 막는 영양제. 장기이식과 줄기세포 배양을 통한 치료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까지….

사실 우리에게 가장 가깝지만 가장 잘 모르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의 몸이다.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다양한 매체와 인터넷 카페 등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이은희씨는 생물학을 기반으로 과학기술학 박사과정을 마친 과학자이기도 하다. 현대과학의 성과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과학 지식이 지닌 이면을 보여주는 그의 글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일반인이 갖춰야 할 교양의 사이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다. 전문서적이라고 보기엔 제법 폭이 넓고, 교양서적이라고 보기엔 조금 어렵다고나 할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책이라기보다는 지적인 호기심을 가진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줄 책이다.

<박범준>

Posted by ick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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