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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15 제주의 하늘 (4)
장마같지도 않게 장마가 끝나더니 7월 말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추적추적 비가 오고
어떤 날은 안개비가 오고
어떤 날은 비바림이 몰아치면서
햇빛 한번 못 보고 열흘이 넘게 지났다.
그 사이에 서귀포나 서쪽에는 간간히 해가 났다고 하는데 말이다.
이번 주가 되어서야 잠깐 잠깐 해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다가
오늘에야 제대로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아침부터 눅눅해진 이불과 방석을 말리고, 곰팡이가 피어오르기 직전인 신발들을 응달에 꺼내 바람을 맞혔다.
방방마다 창문을 열어두어 보송보송한 바람이 집안을 돌아나가고
뒷편 마당엔 오랜만에 햇빛을 받은 빨래들이 나풀거린다.
그리고 펼쳐지는 제주의 하늘은 그 동안의 눅눅한 몸과 마음을 한순간에 새롭게 해준다.
혹시라도 그 동안의 어두운 잿빛 하늘과 축축한 공기에 지쳐 제주를 떠난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싶을 만큼 말이다.
어떤 사람은 제주의 바다나 오름을 사랑하겠지만
나는 제주에 사는 가장 큰 즐거움을 하늘에서 찾는다.
한 순간도 머물지 않고 흐르는 제주의 하늘은 철마다 시간마다 다른 지루하지 않은 화폭이다.
엊그제 제주도립미술관 앞에서 본 서쪽 하늘은 도립미술관을 초라하게 만들만큼 아름다웠다.
요즘 사진기를 멀리하고 있는 중이라 길을 지나다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몇 개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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